오규원의 ‘날이미지시’에 나타난 여백의 리얼리티와 환유적 확장Reality of Blank Space and Metonymic Expansion Shown in the Raw Image Poetry by Oh, Kyu-Won
- Other Titles
- Reality of Blank Space and Metonymic Expansion Shown in the Raw Image Poetry by Oh, Kyu-Won
- Authors
- 한혜린
- Issue Date
- Aug-2019
- Publisher
- 한국시학회
- Citation
- 한국시학연구, no.59, pp.617 - 657
- Journal Title
- 한국시학연구
- Number
- 59
- Start Page
- 617
- End Page
- 657
- URI
- https://yscholarhub.yonsei.ac.kr/handle/2021.sw.yonsei/5377
- DOI
- 10.15705/kopoet..59.201908.020
- ISSN
- 1229-1943
- Abstract
- 오규원은 ‘물리적 세계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반응한 것으로서의 자연’을 시에 묘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묘사는 사실적 정황들과 심리적 음영이 함께 더해지면서 시적 의미를 축조한다. 이 때 축조되는 의미는 관념적인 형태의 해석적 의미가 아닌, 감각적 형태의 표상적 의미로서 은유와는 구별되는 환유적 언어 체계 속에서 드러난다. 시인은 이를 보다 극단적으로 밀고 나감으로써 사실적 묘사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어떤 것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사실’의 한 극단을 보여주는 시를 제시한다. ‘사실’의 한 극단에서 그 ‘사실’의 의미는 그때부터 다시 발생한다. 시에서의 사실은 그것이 비록 ‘즉물성’을 내세운다고 해도, ‘즉물적인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오규원의 산문과 시에서 볼 수 있듯이, 시인은 사진이라는 매체에 관심을 기울인다. 오규원에게 사진은 다른 재현 체계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사진은 인간의 부재 상태에서 자동으로 형성되는, 기계가 갖는 객관적인 결과물이다. 사진 속의 지시대상은 존재의 자국 그 자체로서 어떠한 의미도 부여받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는’ 사실적인 세계이다. 오규원이 말한 ‘사실을 사실로 읽을 수 있는 시각’은 인간 의식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이다. 사진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구성되지도 또한 인과관계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세부로부터 날아오는 우연성은 지극히 주관적인 주체의 의미를 불러온다. 이로써 기계적 재생의 결과인 현존의 세계는 관객에 의해 곧 무엇으로 채워질, 의미적으로 텅 빈 여백의 이미지가 된다. 사실적 세계를 담는 여백의 시는 의미를 방출하는 발신기호가 아닌, 응시자의 주관적 경험과 상상적 의식작용을 받아들이는 수신기호이다. 오규원이 말한 ‘환유’라는 개념은 시(사진)의 생성원리와 수용층위를 모두 관통한다. 시인이 사진적 구조에 기초한 날이미지시를 통해 주목한 것은 시에 반응하는 자(읽는 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신 현상학이었다. 오규원이 관념 배제를 위해 나아간 날이미지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사실적인 것으로서의 즉물성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반응하는 독자의 정신적 현상으로서의 환유적 확장의 힘이다. 이러한 날이미지시는 작동하는 자와 바라보는 자의 관계 속에서 의미의 들고남으로 세계와 호흡하는 생성의 이미지가 된다. 굳어 있지 않은 ‘살아 있는[生] 언어’는 여백의 미학이 일으키는 환유의 힘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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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s - College of Liberal Arts >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 1. Journal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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