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린 로마 제국의 악령을 축출하는 자, 예수― 마태복음 4:8–11을 귀신 축출 이야기로 읽기
Jesus, the One Who Casts Out the Demons of a Demon-Possessed Roman Empire — Reading Matthew 4:8–11 as an Exorcism Narrative

초록

본 논문은 마태복음 4:8–11을 전통적인 ‘시험 기사’의 맥락으로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귀신 축출 이야기’(exorcism narrative)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시험 기사는 예수가 사탄의 세 가지 유혹을 극복함으로써 신적 순종의 모범을 보였다는 교훈적 이야기로 이해되어 왔다. 본 논문은 세 번째 시험, 곧 사탄이 “세상의 모든 제국들”을 자신의 소유로 제시하는 장면에 주목한다. 마태는 이 서술을 통해 로마 제국이 사탄의 지배 아래 있는 ‘귀신 들린 제국’임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신약성서 전반과 더불어 성서 외 유대교 및 기독교 문헌들에서도 발견되는 세계관과 상응한다. 시험 기사에서 예수는 귀신 들린 제국으로부터 사탄을 축출하기 위해 무력이나 정치적 권력이 아니라 특정한 말(ὕπαγε)을 내뱉고 쉐마를 주문처럼 사용한다. ὕπαγε는 축귀와 관련하여 사용되는 명령어이며, 제2성전기 이후에 쉐마는 악령을 물리치는 주문으로 기능하였다. 시험 기사에서 사탄이 떠나는 장면은, 당시에 귀신의 소행으로 이해된 질병(특히 열병)이 물러가는 복음서들의 묘사와 유사하다. 더욱이 마태복음 12:28, 곧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라는 본문은 하나님의 성령, 귀신 축출, 하나님의 나라라는 삼중 구조를 드러내는데, 이는 예수의 세례 기사와 긴밀히 연결된 시험 기사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구조이다. 예수의 귀신 축출은 단순히 어느 개인의 치료 행위에 한정되지 않고, 오히려 식민주의적 악의 체제에 대한 신적 개입과 저항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 귀신 축출 이야기로서 마태복음 4:8–11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와 강대국들의 패권주의, 전쟁 등으로 전 세계가 귀신 들린 상태에 직면한 기독교 교회에 악의 지배가 종식되고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가 도래한다는 신학적 상상력을 제공한다.

제목
귀신 들린 로마 제국의 악령을 축출하는 자, 예수― 마태복음 4:8–11을 귀신 축출 이야기로 읽기
제목 (타언어)
Jesus, the One Who Casts Out the Demons of a Demon-Possessed Roman Empire — Reading Matthew 4:8–11 as an Exorcism Narrative
저자
박진
DOI
10.35858/sinhak.2025..211.009
발행일
2025-12
저널명
신학사상
211
페이지
251 ~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