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모더니즘의 시간 속 유예된 감각 ― 박인환 시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정동의 시학

A deferred sensibility that exists within the temporality of deconstructed Modernism : The Poetics of Image and Affect in the Poetry of Park In-hwan

초록

박인환의 시에는 직접적으로 표명되지 않은 감정이 잠재되어 있다. 그는 감정을 서술하기보다는 감정이나 주체, 서사의 중심성에서 벗어난 채 이미 지와 정동의 배열로 하여금 감응의 장면을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그의 시에서 감정은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통해 유예되며, 정서는 언어보다 먼저 공기와 빛, 그림자와 같은 일상 속의 감응으로 스며든다. 본 논문은 박인환의 시가 감정을 표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감응의 장면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언어 이전의 윤리적 떨림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과정을 살핀다. 박인환의 시는 의미화 이전의 신체적 반응에 해당하는 정동이 형성되는 공간을 만들어내어 감정의 내면적 고백이 아닌, 감각적 울림과 윤리적 여백을 생성해낸다. 이러한 점을 증명하기 위해 본 연구는 스피노자의 정동 개념과 들뢰즈의 이미지 존재론을 분석의 틀로 삼아 박인환의 시가 나타내는 이미지 배열과 함께 비서사적 장면 구성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이를 통해 박인 환의 시가 축조해 낸 타자에 관한 윤리적 감각의 존재를 검토한다. 박인환의 시는 도시 이미지와 비서사적 장면의 병치를 통해 정동적 파장을 구성하며, 그 결과 한국 시사에서 감각과 존재의 문제를 사유하는 시적 실천을 구축한다. 본고는 박인환의 시를 단순히 전후 모더니즘의 산물로 한정해온 기존의 시각을 넘어, 이미지 존재론과 정동 윤리의 관점에서 그것이 동시대적 감각과 접속하는 시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박인환의 시 세계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시간성을 지니며, 감각적 언어를 통해 동시대적 발화로 지속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박인환의 시가 특정 시대의 정서를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간성을 가로지르는 정동적 감응을 통해 독자에게 어떠한 응답 구조를 형성하는지에 대해 규명하고자 한다.

제목
해체된 모더니즘의 시간 속 유예된 감각 ― 박인환 시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정동의 시학
제목 (타언어)
A deferred sensibility that exists within the temporality of deconstructed Modernism : The Poetics of Image and Affect in the Poetry of Park In-hwan
저자
박시영
DOI
10.15705/kopoet..84.202605.007
발행일
2026-05
저널명
한국시학연구
84
페이지
217 ~ 241